AI 주권(sovereign AI), 글로벌 기술 산업의 다음 균열선이 되다
이제 기술 분야에서의 탈세계화 움직임은 데이터, 인공지능, 보안, 개인정보 보호 영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인도, 일본, 프랑스, 캐나다, 아랍에미리트 등 전 세계 여러 국가의 정부들이 주권형 AI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기술 기업들이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의 돌파구를 활용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움직이는 가운데, 경영진은 이제 "AI 주권"이라는 새롭고 복잡한 기회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기술 산업의 탈세계화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된 전자 공급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혼란과 미중 간의 지정학적 긴장(수출 통제, 인재 및 무역 제한 정책 포함)은 기술 기업들로 하여금 공급망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도록 압박했습니다.
기업들은 중국 외 지역으로 제조 시설을 확장했고, 인재 풀의 유연성도 높였습니다. 정부의 지원 아래 미국, 인도, 독일, 일본 등의 지역에 새로운 반도체 허브도 조성되고 있습니다.
이제 이러한 탈세계화 움직임은 데이터, AI, 보안, 프라이버시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인도, 일본, 프랑스, 캐나다, 아랍에미리트를 포함한 전 세계 정부들은 자국 내 컴퓨팅 인프라와 자국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된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급망의 분리와 AI 주권을 비교하는 것이 매력적일 수 있으나, 그 과제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반도체 산업은 지적 재산권이 분산된 복잡한 공급망을 갖고 있는 반면, AI 시장은 오픈소스 LLM 덕분에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AI 주권 추진이 본격화됨에 따라, 그 향방을 결정할 여러 요인들이 존재합니다.
주권 AI 확산을 뒷받침하는 요인들
1. 국가 이익
정부는 자국 기반 AI를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호, 국가 안보 확보, 국내 첨단 기술 생태계 강화 및 경제 성장의 핵심 요소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처럼 AI 경쟁을 주도하는 국가들과의 기술 분리를 고려할 때, 다른 나라들은 외부 기술에 의존할 여유가 없습니다.
2. 인프라
AI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한 물리적 인프라는 반드시 어딘가에 구축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막대한 데이터 센터, 컴퓨팅 용량, 전력망에 대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이 과정은 전력망의 친환경 전환과 같은 기존 국가 인프라 과제들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현지 기반 데이터 센터 업체들은 향후 몇 년 내 가동될 신규 컴퓨팅 용량의 약 25%를 차지할 예정이며, 하이퍼스케일 기업들은 가장 큰 비중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특정 국가들은 지난해에만 40,000개 이상의 GPU를 주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규제 전략
AI 규제 전략은 국가별로 상이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미국, EU, 중국과 같은 주요 시장은 각기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4. 현지화
많은 AI 모델은 각국의 언어와 문화에 맞춰 조정될 필요가 있습니다. 보안 및 프라이버시 규제나 시장의 요구사항에 따라 AI 적용 방식은 국가별로 다르게 나타납니다. 의료, 교육, 농업과 같은 분야에서 AI의 활용도 선진국과 신흥국 간 큰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AI 주권 확산에 장애가 되는 요인들
1. 보조금의 범위
현재까지 정부들은 반도체 공장 수준의 보조금을 AI 산업에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글로벌 경쟁사와 견줄 현지 챔피언을 육성할 만큼 충분한 규모의 지원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단, 아랍에미리트 정부 산하 기관이 수억 달러를 지원한 오픈소스 LLM 시리즈 Falcon은 예외적 사례입니다.)
2. 글로벌 규모
AI 플랫폼 개발에 있어 네트워크 효과, 방대한 개발자 생태계 접근성, 글로벌 R&D 분산 투자 등의 측면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여전히 압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LLM 훈련 비용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일부 고비용 모델은 1억 달러를 초과했습니다. 비용 효율적인 소형 모델도 등장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비용 구조는 여전히 대형 글로벌 기업에 유리합니다.
3. 기존 기업의 적응력
글로벌 기술 기업들은 각국 정부의 주권 AI 요구에 따라 운영을 현지화하고, 현지 규제에 적응하며, 현지 기업과 합작 투자를 통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4. 실질적 제약
자국 내 신흥 경쟁사들은 토지 확보, 규제 승인, 전력 및 통신 인프라 확보 등 다국적 기업들이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를 동일하게 극복해야 합니다.
경영진을 위한 시사점
성공적인 주권형 AI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도체 공장 건설보다는 덜 복잡할 수 있으나, 단순히 정부 보조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하이퍼스케일 기업들과 대형 기술 기업들은 앞으로도 현지 운영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로 인해 글로벌 R&D 및 생태계가 단절될 수 있지만, 그들의 규모는 여전히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주권화로 인해 새롭게 생겨나는 AI 워크로드(AI workloads)와 단절된 시장 환경은 새로운 AI 기업들이 하이퍼스케일 단계에 도달할 기회를 열어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신흥 기업들은 현재의 하이퍼스케일 생태계의 힘을 인식하고, 자사의 경쟁력을 활용하는 비즈니스 기회를 우선순위로 삼아야 하며, 필요 시 대형 기술 기업과의 협력도 고려해야 합니다.
데이터 센터 운영사와 하드웨어 공급업체는 컴퓨팅 용량에 대한 기업과 정부의 투자 덕분에 단기적으로는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는 2024년 정부의 주권 AI 투자로 100억 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 대비 급증한 수치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데이터 센터 사업자들은 2000년대 초반 통신망처럼 공급 과잉의 리스크를 안고 있으며, 반도체와 기타 하드웨어 공급사들도 고속 성장 후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은 새로운 자산군에서 높은 수익을 노릴 기회를 갖게 됩니다. 예를 들어, GPU에 연계된 담보 대출이 일반적인 기업 금융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투자자들은 위험-수익 프로필을 명확히 정의하고, GPU나 데이터 센터와 같은 저위험/저수익 자산과 LLM이나 클라우드 플랫폼과 같은 고위험/고수익 자산 중에서 전략적으로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핵심 요약
► 전 세계 정부들이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자국 내 컴퓨팅 인프라와 AI 모델을 지원하면서 주권 AI 블록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 현지 기반 데이터 센터 제공업체들은 향후 몇 년간 가동될 신규 컴퓨팅 용량의 약 4분의 1을 차지할 예정입니다.
► 주권 AI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기존 대형 기술 기업들은 글로벌 규모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현지 경쟁자들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 데이터 센터 운영업체들은 단기적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으나, 공급 과잉의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Bain & Company가 발행한 "Technology Report 2024" 내용의 일부를 번역하고 정리한 포스팅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Bain & Company의 리포트 원문을 살펴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