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 같지만 딴짓은 아닌 딴짓>
2022년 12월 중순 무렵부터 학원에서는 한창 데이터분석에 대한 수업을 진행했다. 매우 각잡고 열심히 공부할 준비가 되어 있는 주제였다. 강사님이 성의있게 수업해 주셨지만 아쉬운 점이 많았다. 일반적인 국비지원교육 학원은 수강생들의 취업률에 존망이 걸려있다. 따라서 당장 취업전선에 뛰어들 수 있는 실용적인 기술을 주로 교육하기 때문에 기본 개념들을 더 알고 싶은 학생들은 수업에 아쉬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ADsP 자격증을 준비할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공부를 하다보면 t분포, 카이제곱분포, 로지스틱 회귀분석의 오즈비 등 우주뚱딴지 같은 개념들이 숱하게 나왔다. 그러나 강의와 참고서에는 태어나서 처음 그 개념을 접한 사람이 이해하기 힘든 말과 문장들로 간단하게 설명하고 넘어갔다. 나중에 우연히 이 강의와 책을 만든 사람들을 만나면 최신 신조어를 가득 담은 편지와 말을 날리며 복수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미 이정도는 다들 알고 있겠지?',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라 몰라도 큰 문제는 없어요' 라는 말을 들으면 그렇게 오기가 생길 수 없었다. 데이터 분석이라는 분야가 이미 매우 고도로 전문화되어서 범재인 내가 평생을 공부해도 모든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는 없겠지만, 기본적인 수학 지식으로 통계와 선형대수학 쯤은 배워 두어야 하지않을까 싶었다.
통계와 선대 중 우선 통계를 공부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이런 저런 공부 방법을 찾는 중 사회조사분석사라는 자격증에 대해 알게 되었다. 자세히 알아보니 내가 공부하고 싶은 분야들을 다루는 자격 시험이었다. 이미 수십개의 코딩 인터넷 강의와 책들이 쌓여 있었지만, 또 책과 인강을 구매해버린다. 아주 바람직한 자본주의 사회의 구성원다운 행동이었다. 실기까지는 딱히 배우고 싶은 내용이 아니라 필기만 공부할 예정이다.
<노트필기와 자기만족>
나는 공부를 할 때 종이책과 공책을 활용하여 수기로 필기하는 것에 익숙하다. 아마 처음 열심히 공부할 때 들여놓은 버릇이라 그 습관이 계속 유지되는 것 같다. 지금은 이 습관을 바꿔 펜보다 키보드를 활용하여 공부를 하려 노력 중이다.
계기는 작년 여름에 한 스터디 카페에서 얻은 신선한 충격 때문이다. 한창 자소서를 썼던 시기에 집 근처 스터디 카페에서 정기권을 구매하여 매일 같이 나갔던 적이 있다. 그 스터디 카페는 따로 칸막이가 없이 개방형인 좌석에서 공부할 수 있는 곳이었다. 매일 같이 보던 스터디 카페에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는데, 연령별로 책상 위의 구성 매우 뚜렷하게 다르다는 것이었다. 스터디 카페에 개근하시는 분들의 나이대는 60대부터 코로나로 등교를 하지 못하는 10대까지 다양하였다. 우리 부모님 세대로 보이시는 분들은 주로 책상 위에 두꺼운 책 여러권과 색깔별 공책을 두고 수기로 필기해가며 공부하셨다. 그리고 대학생부터 30살 가까이 되어 보이는 사람들은 주로 랩탑 컴퓨터와 책, 공책 한 두권이 있었다. 가장 신선했던 것은 대학생 신입생으로 보이는 앳되어 보이는 친구들과 중고등학생 친구들이었다. 내가 평소에 저건 도대체 누가 쓸까하는 태블릿 PC의 노트기능을 활용해가며 필기하고, 스마트폰으로 인강을 들었다. 책상 위에 공책이 없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도 참 집중을 잘해가며 공부했다. 이렇게나 공부하는 수단과 도구가 세대별로 뚜렷하게 다르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사실 위 경험을 하고 난 후에도 나는 여전히 키보드보다 펜에 의지하여 공부했다. 하지만 최근에 이런 공부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문제점은 '그 노트들 다시는 안꺼내 본다.'였다. 지금도 책장 한 구석에 한 때 공부하며 정리해둔 노트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궁금한 것들이 생기면 책보다 이 공책을 먼저 꺼내 보겠지' 라는 생각으로 손에 잘 닿는 자리에 두었는데 한 번도 건드린 적이 없었다. 학원에서 데이터 분석을 공부하면서 ADsP에서 다룬 내용들이 자주 나왔다. 내용이 가물가물하여 다시 정보를 환기하려 할 때는 공책보다 인터넷을 찾게 되었다. 내가 지금 주로 실생활에서 주로 사용하는 공부도구가 랩탑 컴퓨터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럴거면 내 손 아프게 왜 그렇게 정성들여 노트를 만들었나 싶었다. 차츰 손필기 노트가 내가 공부했다는 느낌을 들게하는 자기만족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뇌과학자의 말에 따르면 랩탑으로 공부하는 것과 수기로 공부하는 것에 학습효율이 차이가 있다 한다. 하지만 어떤 차이가 생기는지 까지는 자세히 듣지 못해서 스스로 실험해보려 한다. 적어도 내가 기억하기 쉽게 정리해 놓은 자료들을 궁금할 때 당장 꺼내어 확인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장점은 클 것이라 예상한다.
<블로그 포스팅 방향>
'앞으로 공책대신 블로그에 필기내용을 남길 것이다.' 라고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는 내용을 참 장황하게도 늘어놓았다. 요즘 말을 할 기회가 잘 없다보니 괜히 기회다 싶을 때 일장연설을 하고 싶나보다.
각설하고 이 게시물의 본론인 사조사 2급 필기 시험 게시물 내용 구성을 스스로 정해두려 한다.
- 교재의 모든 내용보다는 데이터 분석에 참고할만한 내용 정리할 것. (그래도 웬만한 것 다 적으려 하겠지..?)
- 사회통계분야의 내용은 수식과 도출과정까지 정리할 것. (언제 들어와도 해당 내용만 보고 다시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할 것들이 많을 것 같아 이 포스팅을 쓰기로 한 것이었는데 두 가지 방향밖에 생각나지 않아 조금 당황스럽다.. 1월은 팀프로젝트와 자료구조/알고리즘 공부로 참 할 일들이 많지만 시간을 잘 쪼개 유용하게 쓸 수 있기를 미래의 나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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